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피노다인
지금 이 수업시간이 영원하기를 비네
허나 그건 불가능한 일이기에
난 차라리 귀를 막고있어
나를 향한 그들의 눈빛을 알고있어
모두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종소리가 울리고
내 심장을 찌르는 목소리가 들리면
힘 없이 일어서는 나
복도가 짧아보이는 건
이 시간이 싫어서일까
내 피부색이 너희들과 조금 다른게
정말 그렇게 너희들을 화나게 해
나 역시 니들과 똑같은 언어를 써
우리 엄마가 어떤 분인지도 모르면서
왜 계속 엄마를 놀려
난 틀린게 아니라 조금 다른 거야
알아 흰 건반에 올려진
검은 건반 역시 피아노의 일부야
내 검은 피부가 그렇게도 실수야
어째서 항상 옥상엔
우리들만 있는걸까
선생님과 친구들은
대체 어디 있는걸까
그 주먹은 한 곳에만 머물지 않네
몇 번을 당해도 폭력은 적응이 안돼
그들을 위해 울리던 종소리여
한번만 더 나에게 모습을 보여줘
지금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나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던
10분간의 악몽을 또 한번에
종소리가 구원해 주고 나면
다시 시작되는 이 수업시간이
영원하기를 비네
허나 그건 불가능한 일이기에
난 차라리 귀를 막고있어
공포가 나를 향해 이빨을 갈고있어
저 잔인한 종소리만 없었더라면
내 몸에 멍자국도 없었을거라며
참 바보같은 생각을 해본 나
등에 붙어있는 그들의 시선을
억지로 떼어본다
넌 절대 우리와 똑같이
될 수 없다는 말
엄마가 백인이었어도 계속 할까
니들이 끼고 있는 그 색안경이
더 검게 보이게 한다는 걸
알아챌 수 없나봐
이젠 이유를 잊은듯 해
광기가 서린 주먹질은
이유까지 지운듯 해
지금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나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던
10분간의 악몽은
점점 그 덩치를 불리네
내 삶 전체를 먹어
절대로 분리되지 않는 악순환의 덫
침묵이 익숙한 입 내 가슴안엔 벽
가끔 다가와 그저 확인하는 척만하는
선생님은 절대로 알 수 없을 걸
월화수목금토 날이 갈수록
굳어가는 마음의 상처
결국 나을 수 없는 건가
아무도 몰래 선생님께 말해봐도 자꾸
귀찮다는듯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뿐
난 그저 소리없이 종소리에 화풀이해
들리지 않더라도 똑같은 결과뿐인데
누구를 위하여 이 종은 울리는가
처량한 종소리만큼 나 역시 슬피운다
누구를 위하여 이 종은 울리는가
누구를 위하여 누구를 위하여
난 우리 엄마 앞에서
함부로 옷을 벗을 수 없어
부끄러워서가 아냐
맞은 곳이 너무 부어서
엄마의 눈물을 첨으로 초등학교 때
본 이후론 절대로 말 못해
그냥 혼자 삭힐뿐야 숨죽여서
운동장으로부터 몇십미터 떨어진
옥상위에 덩그러니 놓인
신발의 주인이 되고 싶지는 않기에
난 그저 살아가는 중
이런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지만
귀를 막아버린 이들 앞에서
난 한숨 뿐
내일부터 너희들이
나를 볼 수 없게 되면
그동안 내가 겪은 아픔의 반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알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 나 역시 누군가를 만나
나를 닮은 아이와 함께하겠지만
과연 그 시간을 축복하며
살 수 있을까
단 한번만이라도 나를
단 한번만이라도 나를
니들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말해주기를 바래
단 한번만이라도 나를
단 한번만이라도 나를
니들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말해주기를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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