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없는 주막

김희갑
사나이 한목숨을
바다에 걸고
오늘은 이 항구로
내일은 저 항구로
마도로스 파이프에
서리는 옛 추억
못믿겠네 못믿겠네
뜨내기 사랑

사나이 내 순정을
등대에 걸고
따르는 이 한잔에
탄식만 길더라
흘러가는 타관길이
여기만 아닌데
번지없는 이 주막을
왜 못 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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