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대 시
♥ 플 잎 ~^*
- 박 성 룡 시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또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면. ‘풀잎’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 1932년 전남 해남 출생. 중앙대 졸업. 1956년<문학예술>로 등단.
현대문학신인상. 시 문학상 수상. 시집<가을에 잊어 버린것들>
<춘하추동> <동백꽃> <휘파람 새>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