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는 한강가에서 (시인: 서정주)

양경진
♣ 풀리는 한강(漢江)가에서

- 서 정 주  詩

江물이 풀리다니
江물이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설움 무슨 기쁨 때문에
江물은 또 풀리는가

기러기같이
서리 묻은 섣달의 기러기같이
하늘의 얼음장 가슴으로 깨치며
내 한평생을 울고 가려 했더니

무어라 江물은 다시 풀리어
이 햇빛 이 물결을 내게 주는가

저 밈둘레나 쑥니풀 같은 것들
또 한번 고개 숙여 보라 함인가

黃士 언덕
꽃 喪與
떼 寡婦의 무리들
여기서서 또 한 번 더 바라보라 함인가

江물이 풀리다니
江물은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설움 무슨 기쁨 때문에
江물은 또 풀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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