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Azalea) (시: 김소월)

강권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날 떠나 행복한지
이젠 그대 아닌지 그댈 바라보며
살아온 내가 그녀 뒤에 가렸는지
사랑 그 아픔이 너무 커
숨을 쉴 수가 없어
그대 행복하길 빌어줄게요
내 영혼으로 빌어줄게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놓은 그 꽃을
사뿐이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내가 떠나 바람되어 그대를 맴돌아도
그댄 그녈 사랑하겠지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놓은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나 보가기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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