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화이트아웃
거친 내일을 보낼께

설레이는 마음에

오롯이 되뇌어

그래 나름 살아간다고

첫 눈은 맞지 않을래

햇살이 따사로와

아른 하늘까지

쌓인 눈에 너무 눈이 부셔

그럴지 몰라

덧이은 날들이여

그렇게 또 살아간다고

너무도 긴 겨울밤

흔적을 남길께

큰 길을 걷다

가만히 지나칠지도 몰라

까맣게 빛을 없앴나봐

세상을 밝힐래

두려움에 억눌려

살아갈지도 몰라

서랍 속에 가득한 기억

어둠 속에 아련한 기억

눈물에 흘려 보내며

나는 왜 하룻동안

다 꾸겨져 버린 하룻동안

남은 깊은 한숨만 삼킨채 떠도는가?

거친 내일을 보낼께

설레이는 마음에

오롯이 되뇌어

그래 나름 살아간다고

첫 눈은 맞지 않을래

햇살이 따사로와

아른 하늘까지

쌓인 눈에 너무 눈이 부셔

그럴지 몰라

덧이은 날들이여

그렇게 또 살아간다고

슬픔 하나 쯤은 간직해둬

내 가슴 짓눌리게

모두들 비웃겠지

무슨 소리를 지껄이냐고

어디에도 탈출구는 없어

택한 길을 믿을께

순간의 삶이 끝난데도 말이야

나비잠이 어린 밤

바람을 지울께

하루가 지나

우연히 나를 맞이할지 몰라

어쨌든 크게 웃어봐봐

말 하기 힘들 때

더 크게 웃어

누군가의 소나기처럼

저 하늘의 갈매기처럼

뭉게구름과 너희처럼

부둥켜 안은 아이의

커다란 동화책처럼

그 언젠가는 나 나비처럼

날개 위로 꿈을 펼친 채

내리는 봄비와

거친 내일을 보낼께

설레이는 마음에

오롯이 되뇌어

그래 나름 살아간다고

첫 눈은 맞지 않을래

햇살이 따사로와

아른 하늘까지

너나들이 바라보는 태양

이 날 이 곳에서 늘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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