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쌓여 무덤이 된다
자연유산 된 새색시 배처럼
바람이 불어 난 쓰러진다
도산공원의 산책로에서
늘 그렇듯 코가 진다
코피를 닦고 바람을 본다
붉은 휴지를 바라다 본다
손녀와 산책나온 늙은 사학자가
휴지통 근처에서 잠시 쉬어간다
비둘길 따라 길을 걷는다
내 뒤를 쫓는 맹인안내견
무거운 얼음 녹지 않았다
미끄러져서 균형을 잃고
늘 그렇듯 코가 깨진다
코를 풀고서 코를 만진다
코를 풀고서 코를 만진다
코를 풀고서 코를 만진다
함부로 카드를 쓴 순진한 청년이
요리집 문 앞에서 매를 맞는다
늘 그렇듯 코가 깨진다
늘 그렇듯 코가 문제다
웬일인지 당신 날 부르네
F열 8번 좌석에 앉아서
끈적거리는 땀을 닦아 내고
난 뒤를 힐끔 쳐다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