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머리 (판소리 춘향가 중)

박송희
쑥대머리(옥중가)

춘향 형상 가련허다.
쑥대머리 귀신 형용 적막옥방에 찬 자리에 생각 난 것은 임 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낭군을 보고지고
서방님과 정별 후로 일장 서를 내가 못 봤으니
부모봉양 글 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연이신혼 금슬우지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 추월 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치고져
막왕 막내 막혔으니 앵무서를 내가 어이 보며
전전반칙 잠 못 이루니 호접몽을 꿀 수 있나
손가락에 피를 내어 사정으로 편지하고
간장의 썩은 눈물로 임의 화상을 그려 볼까
이화일지 춘대우로 내 눈물을 뿌렸으니
야우문령 단장성에 비만 많이 와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 채련녀와 제롱망채엽에 뽕 따는 여인들도
낭군 생각 일반이라 날 보다는 좋은 팔자
옥문 밖을 못 나가니 뽕을 따고 연 캐려나
내가 만일에 도련님을 못보고 옥 중 고혼이 되거들면
무덤 근처 섰는 나무는 상사목이 될 것이요
무덤 앞에 있는 돌은 망부석이 될 것이니
생전사후 이 원통을 알아줄 이가 뉘있더란 말이냐
방성통곡의 울음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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