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양창근
아침부터 하늘이 흐린게 약속에 나갈길이 걱정됐었지

눈이 온다던 일기예본 거짓말쟁이

하늘에선 뚝뚝 비가 내리네

눈이왔음 좋겠다고 입술을 삐죽인 너

우산을 펼쳐든 내 팔 안으로 들어와

차가운 겨울 공기에 붉어진 나의 시린손을 잡고 걸었지

겨울비 내리던 길을

우산 하나를 둘이 쓰려니

자리는 당연히 좁을수밖에

비를 맞는걸 싫어하는 넌

내 곁으로 몸을 붙여 함께 비를 피했지

한번도 같이 눈을 맞은적 없던 우리

나 역시 눈을 좋아하지만

차가운 겨울 공기가 유난히 따듯하게

느껴졌던 우산속 겨울비 내리던 날

이제는 다 지나가 버린 옛날 이야기

겨울과 함께 떠나갔지만

시간이 흘러 계절은 돌아와

다시 비가 내려도

떠나간 사람은 오지 않네

남겨진 추억만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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