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어진다

이상곤
나를 힘껏 때리고

못하던 그 욕을 내뱉고

다른 이의 품에서 나를 보며 웃겠어 너였다면

그렇게라도 좋아 널 만날 수 있다면

그 향기만 그리움만

남기고 그렇게 떠나간 너

너없인 단 한숨도 내쉬지 못할 줄만 알았던

너에게서 단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할거라 믿었던

초라한 내가 싫어진다

(너를 볼 수도 말을 할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사랑이었단 그 말도

이제는 전해줄 수가 없는

초라한 내가 싫어진다

날 바라보다가 싫어진다

나 깨진 거울 속 수 많은 내가

널 그려보다가 붉어져가는

너에게 찌든 내 모습을 봐

너없인 단 한숨도 내쉬지 못할 줄만 알았던

너에게서 단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할거라 믿었던

초라한 내가 싫어진다

(너를 볼 수도 말을 할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사랑이었단 그 말도

이제는 전해줄 수가 없는

초라한 내가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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