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로 사령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앨범 : 모보경의 정정렬제 완창 춘향가
[아니리]
“말은 허여 보옵지만 안 될 듯 허옵니다.”
사또 그 말을 더 멋지게 듣고,
“그러기에 저를 기특타 하지야. 나도 한 번 알면 그 사람같이 섬길테니 그 아니 기특한 일이냐? 그리고 에미 말 어찌 안듣겠느냐? 네가 잘 타일러 보아라.”
이렇듯 춘향모를 시켜 사오차 달래어도 죽기로써 영영 안들으니 사또 그제는 분을 내어,
“그 년 괘씸한 년이지. 제가 수절? 춘향 바삐 잡어 들여라.”
영이 나니 군로 사령들이 춘향 집으로 나가는디,
[중중모리]
군로 사령이 나간다. 사령 군로가 나간다. 산수 털 벙거지 남일 광단으 안올려 날랠 용자를 딱 붙이고 충충 충충 설렁 거리고 나간다.
“아나, 였다. 김번수야.”
“왜 부르느냐?”
“걸리었다, 걸리어.”
“거 누구가 걸리어?”
“춘향이가 걸렸다.”
“옳다, 그 제기 붙고 발기를 헐 년이 양반 서방을 허였다고 우리를 보면 초리로 보고 당혜만 잘잘 끌며 교만이 너무 많더니만 잘 되고 잘되었다. 사나운 강아지 범이 물어가고 물도 가득허면 넘느니라. 니나 내나 일분 사정 두는 놈은 제 어미를 모르리라.”
떠들며 나가는디, 장방청 아랫목으 늙은 사령 누었다 일어나며,
“야들아, 말 들어라. 사또 분부 내으 춘향을 잡어 오랬으나, 춘향의 화용월태 사또 수청 들거드면 뭇 죽엄이 날 것이니 조심허여 모셔 오너라.”
사령들이 듣지 않고 설렁거리고 나간다. 삼문 밖 내달어 영주각을 지내어 오작교 우에 우뚝 서서,
“아나였다, 춘향아!”
부르는 소리 원근 산천이 떵그렇게 울린다.
“사또 분부가 지엄허니 지체 말고 나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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