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정 이별 (도련님 하릴없이) ~ 술상 채려

모보경, 이상호
앨범 : 모보경의 정정렬제 완창 춘향가
[아니리]
그때여 내행은 길을 뜨려고 내외가 분주헐 제, 도련님 아니 들어오니 방자 민망허여 춘향 집에 나와 보니 춘향과 도련님이 정신없이 울고 있는지라. 방자 어이없어,
“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행차는 오리정을 지내시고 사또께서는 도련님 찾어 야단나겼소. 어서 가십시다.”
[중모리]
도련님 하릴없이 방자으게 붙들리어 정신없이 들어가며,
“춘향아, 나는 간다. 너는 부디 우지 말고 노모 하으 잘 있거라.”
춘향이는 도련님을 허망이 보내고 마음이 정처없어,
“향단아, 술상 하나 채리어라. 도련님 가시는디 오리정으로 나가서 술이나 한 잔 드려보자.”
[진양조]
술상 채려 향단 들려 앞세우고 오리정 동림숲을 울며 불며 나가는디, 초마자락 끌어다 눈물 흔적을 씻으면서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정황없이 나가는디 동림숲을 당도허여 잔디 땅 너룬 뜰으 술상 내려 옆에 놓고 두 다리를 쭉 뻗치고 정강이를 문지르며,
“아이고 내 신세야. 이팔청춘 젊은 년이 서방 이별이 웬일이냐. 내가 이리 사지 말고 도련님 타신 말고삐어 목을 매어 죽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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