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철리 산 174-1번지

밴드 굿락
앨범 : 2024 전태일 컴필레이션 '나비가 된 불꽃'
작사 : 김해자
작곡 : 예재창
편곡 : 예재창
눈 내리는 저물녘
건너편 설화산은 흰 저고리
눈 쌓이는 오솔길마다 차마 사각거리는 소리
밤나무는 가만히 내놓지 않았다
뿌리가 품고 있던 옥비녀와 은반지
꽃무늬 새겨진 쌍가락지
M1과 카빈 소총 탄두
탄피 박힌 두개골
불에 탄 뼈
도끼질 당하고 톱으로 잘리고 나서야 내놓았다
폐금광 구덩이에 뿌리내린 밤나무는
구슬과 청동 종
마사토와 진흙 잡석 사이 켜켜이
묻어놓은 꽃단추
끈 달린 고무신과 가죽신
흰 포대기 속에 싸여 있는
아기들 갈비뼈
눈보라 치는 밤이면 들린다
나무 부러지는 소리
아이들 구슬치기하는 소리
엄마 치마폭 속에서 엄마와 함께
구슬 꽉 쥔 채
할머니 품속에서 할머니와 함께
뱃속에 든 아이와 함께
섣달 저문 날
젖먹이는 업고 큰 것은 걸리고
새끼줄에 묶여
설화산 뒷태골로 끌려가는
흰 저고리 흰 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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