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볼라 하면 먼저 질 준비부터 마쳐놓고 와야 해 친구야
져 보려면 아무렇지 않은 척할 준비도 해야 할 걸 친구야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면 아파봐야 하지 먼저 친구야
아파보려면 죽지 않을 준비가 필수야 친구야
깊은 무력감을 느껴 가끔
준비도 안된 채로 얕은 고통을
겪지만 보통은 다들 그러고 산다지만
보통 사람으로 살지 못해 적어도 난
좀 다른 놈으로 기억되고 싶었어
니네 귀에다 목소릴 흘리고 싶었고
넘어지기 전에 지팡일 안 짚었던
오늘도 밤이 오겠지 여지없이
이른 아침 해가 뜨기 전에 눈 감아
깨워 주길 바래 누군가가
잠에 질려 떠진 게으른 눈가를
닦아 앉아 나를 깎는 과정에서
이겨볼라 하면 먼저 질 준비부터 마쳐놓고 와야 해 친구야
져 보려면 아무렇지 않은 척할 준비도 해야 할 걸 친구야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면 아파봐야 하지 먼저 친구야
아파보려면 죽지 않을 준비가 필수야 친구야
이것만은 기억해 시든 꿈을 먹을 바엔 굶는 게 나아
배고파서 어지럽게 세상을 살아도 그 속에서 난 꿈을 봐
무뎌져가는 감각은 거슬러 올라가
이겨볼 준비를 마쳐간다는 뜻이 아닐까 싶어
어제는 이길 줄 같았던
오늘에 왔지만 이제는 내일의 고통에
대비하는 걸로 봐선
아직 갈 길이 멀어
여전히 어려워
냉장고를 열어놓은 것처럼
삶은 차가워서
편해 혼자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