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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 읽어
스크롤을 쭉 올리다 보면
예전 기억들이 스크래치
났던 것들까지 생각나지
지난 일들은 다 소화를
못해낸 기억들로 내 머릿속에
남아 마치 암처럼 자릴
차지해 비켜주지 않고 있어
거기서 나와, 저리가, 라고 외쳐도
헤매이는 기억들은 영 정신이 없고
그 날로부터 나는 제대로 살았는가 알 수 없는 긴 시간들을 보내 어느덧 서른에 넘어
서른 해 넘어 산다는 게 참
동물로 친다면 아주 긴 세월을 산 것인데
사람으로 보자면 또 그저 그럴지도
많은 것들을 안다는 게 축복이기도 하고 저주이기도 하며
굴레와도 같은 삶을 둥글게 굴려 나가야 한다는 게
사람의 숙명이라는 거지
너무 힘들 땐 그저 다 내려 놓고 어딘가
바라볼 곳을 바라봐도 좋을 거야 그래 교회가 없었다면
진즉에
그래 뭐 아무튼 그래.
인간은 미숙해도 신은 아름답지
아름다운 신의 눈에 또 인간은 아름답지
앎은 마치 단 꿀과도 같아서 사람을 인도하지
참된 지식이라는 건 어디에나 놓여 있어 그 단서를
더듬어 알게 되지
진짜 책이라는 건 이 세상엔 별로 없지
세상엔 조금 더 나은 것들이 있지
내 둔한 머리는 그것들을 바라보는 게 늘 늦지
내일이라도 그만 살까 싶은 마음들은 늘 들었지
내일은 언제까지나 오지 않으니
사실 나쁜 일들을 미뤄 두기엔 좋은 시간대이지
긍정적으로 무언가 할 일들이 있다면 오늘로 끌어당겨야
너의 삶이 좀 나아지겠지
둔한 머리, 둔한 머리, 둔한 머리
생각이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데도 계속해서 가야만 하지
내 주변에 누구는 또 어디로 갔고
무엇을 생각했고 어떤 길을 걸었고
잘 살고들 있는지
그 때 꿈꿨던 꿈들은 어디로 갔는지
노래를 부르고싶어 했던 너는 지금 무얼 하는지
그래 뭐 아무거나라도 좋으니 열심히
살기만 하면 된다지, 자기 열정을 온전히
투사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나기,
간절히 바라지
바람이 이루어지지
선풍기의 약풍보다는 훨씬 거센 바람이
우리의 등 뒤를 밀어주는 날들을 언제나 기다리지
평생을 뛰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여러 곳으로 불던 바람도
네 등 뒤를 따뜻하게 어루만질 그 때가 오겠지
인디언의 기우제와 같은 삶을 산다는 건
여러 사람들의 입에서 논해진
삶의 태도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 말이 남아 있다는 건 제법 괜찮은
말이라는 거니 그대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