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반 다를 것 없는 어제와 오늘의 나
이미 굳어진 의식은 같고 바뀐 거라곤 끝낸 일과
미처 삼키지 못한 채 남은 일들의 양
하루를 살아낸다는 건
To do list를 하나 둘 씩 지워 나가는 과정
언젠가 마침내 그 리스트가 검게 변하면
비로소 끝나겠지 나의 짧은 여정
시계침이 22번째 다시 만나는 정점
아직 채 절반도 살지 못한 풋내기지만
시간의 가속도를 무시할 순 없지
지금 난 인생의 오후 네 시
뭔갈 시작하기에도 때려 치기에도 애매한 위치에
하릴없이 서서 손에 쥐지 못한 것에 괴로워하며
정작 잃는 것이 두려워
다음 것을 잡기 위해 손을 펴지 못해
아마 지금 이 순간조차 난 다른 시간에 존재해
지금의 난 인생의 오후 네 시
뭐든 시작하기엔 늦었고 끝내기엔 이른
애매한 시간 위에 서 있는 나
애매한 시간 위에 서 있는 나
지금의 난 인생의 오후 네 시
뭐든 시작하기엔 늦었고 끝내기엔 이른
애매한 시간 위에 서 있는 나
애매한 시간 위에서 지금 난 어디로 향하는걸까
무엇을 이뤄냈나 지금의 나는
후회없는 삶을 살고 있는가 uh
어차피 정해져 있지도 않은 답에 대한 질문
어쩌면 스스로 확인하고 싶지는 않은 현실도피의 연장선
자가당착에 직면한 변명 당연히 알지만
새로운 시작이 버겁고
손에 쥔 것들을 놓기엔 아직까지 남은 아쉬움과 미련
지금의 삶과,
지금의 내가 아니었다면 가졌을 삶을
그리고 감히 꿈과 비교할 순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나와
저 둘을 저울질하는 나 사이엔
어떤 변화가 자리 잡은 걸까
나른함과 피곤함이 무겁게 짓누르는 어깨
새롭지만 지겹기도 해
고작, 아니 벌써 오후 네 시
지금의 난 인생의 오후 네 시
뭐든 시작하기엔 늦었고 끝내기엔 이른
애매한 시간 위에 서 있는 나
애매한 시간 위에 서 있는 나
지금의 난 인생의 오후 네 시
뭐든 시작하기엔 늦었고 끝내기엔 이른
애매한 시간 위에 서 있는 나
애매한 시간 위에서 지금 난 어디로 향하는걸까
시간개념을 잃어버리는 건 좀 위험한 것 같애
그럴수록 아침에 눈뜨는 것에 집착해
정작 경계할 것은 당연하게도 나태
애써 외면할 수 없는 사회라는 잣대 속에
마치 날 매달아 두는 모양새지만
적어도 내 초침을 늦출 순 있을 것 같지
막연하게 흐르는 시간에 나를 올려두기란
삶의 과정 모두 내팽개친 채
죽음이란 결과만을 향해 냅다 달려가는 경쟁
그보단 난 내 삶이 마치 한 조각의 여행 같기를 원해
희비 모두 내가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마침내 열 두 시 종이 울릴 그 순간에
하루를 온전히 살아냈음을 깨닫고
눈을 감는다면 그리 슬프지는 않을거야
이제 다섯시를 향해가네
아직은 나도 모르는 인생의 오후 네 시
이유없는 잡념으로 젖고 싶진 않지만
애써 무시하는게 그리 쉽진 않더라고
지나고 보니 What makes me change like this?
너무 늦지도, 적당히 이르지도 않은
애매한 지금 이 순간 인생의 오후 네 시
무엇을 하고 있고 할 수 있고
해야 하고 또, 하고 싶은 지를 끊임없이 되묻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