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보였던 오늘도 역시 잠깐
만원 지하철에 억지로 몸을 담가
멍하니 있다보면 떠올르는 잔상
손잡이 없이 버티는 와중에 누군가가 발을 밟아
그리곤 뱉어지듯 내려
하루종일 힘 줬더니 바닥나는 체력
근데 기분은 왜인지 나아졌어 되려
월세까지 얼마나 남았나 날짜들을 세며
출구로 다시 걸음을 옮겨
아닌데 잘 시간은 왠지 벌써부터 졸려
나른한 피곤함이 몸을 에워쌀때
어디에선 맛있는 냄새가 시작돼
밤공긴 서늘하게 마음을 씻지 몰래
두고와 고민들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움츠린 몸은 집을 향해 계속 걸어
어쩐지 오늘은 유난히 길이 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