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꾼이 꺼낸 도깨비방망이는
빨갛고 뾰족한 가시가 돋아나 있었어요.
잘못 만지기라도 하면 찔리고
큰일이 날 것만 같아 보였죠.
“얘야. 이게 무엇이니?
어쩌려고 이 커다랗고 무시무시한 것을 집에 가져온 게야~”
“아버지 어머니 이건 도깨비방망이인데
이것을 휘두르며 소원을 빌면
원하는 것이 나오는 신기한 물건이에요.
도깨비들이 이 개암나무 열매 소리로
도망가는 바람에 가져오게 되었어요”
나무꾼이 도깨비방망이를 잡은 그 순간..!
도깨비방망이에서 왕거미가
툭! 하고 튀어나왔어요!!
“히히히! 나는야 도깨비방망이 지킴이 왕거미지롱~!”
“앗! 너는 그 빈집에서 보았던 왕.. 거미..?”
“그래. 맞아~ 나 기억하지?”
나무꾼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놀라셨을까
바로 고개를 돌아봤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이죠?!
아버지 어머니는 왕거미가 나온 동시에
그 자리에서 잠이 들고 말았죠.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쓰러지신 건가?
아버지 어머니! 눈 좀 떠보세요!!”
“아버지 어머니는 괜찮아~
잠시 잠이 드신 것 뿐이야!
히히~ 내가 방망이에서 나올 때는
아무도 보면 안 되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 투명한 가루를 뿌리지.
그럼 금방 잠이 들고 만다고~!”
“이럴 수가… 근데, 왕거미
너는 왜 도깨비방망이에서 나온 거고,
아버지 어머니는 언제 일어나시는 거지?!”
나무꾼이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며 왕거미에게 말했어요.
그러자 왕거미는 다시 씨익 웃으며 말했죠.
“도깨비방망이를 손에 잡아본 사람만이
나를 볼 수 있다고~!
아버지 어머니는 내가 방망이 속으로
다시 들어가면 깨어날 거니까 걱정 말라고! 히히히.”
왕거미는 말을 끝내자마자 벽을 타고 올라가
커다란 거미줄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나무꾼에게 말했죠.
“이 도깨비방망이의 주인은 이제 너니까
난 여기서 너의 가족과 방망이를 보호할 거야!
그러니 안심하고 이제부터
그 방망이의 사용법을 알려 줄 테니
잘 새겨들어~!”
“어? 도깨비방망이는 그냥 소원을 말하면서
휘두르는 게 아니고
사용법이 있는 거야?!”
나무꾼이 눈을 크게 뜨며
도깨비방망이를 쳐다보았어요.
그러자 도깨비방망이의 색깔이 더욱 빨개지며
가시가 더욱 뾰족해졌어요!
“도깨비방망이는 주인의 마음을 알고 소원을 들어주지!
그전에는 주인의 마음을 읽기 위해
자신을 보호하려고 저렇게 색깔이 진해지면서
가시를 세우는 거야. 참고하라고~! 히히.”
왕거미는 나무꾼에게 도깨비방망이에 대해 말해주고
다시 거미줄을 치기 시작했어요.
“어떤 소원을 빌어볼까..
오늘 어머니 생신이니
어머니를 위한 잔칫상을 달라고 해봐야겠다!”
나무꾼이 어머니를 위한 소원을 빌려고 마음먹고
도깨비 방망이를 잡은 순간..!
도깨비방망이가 금색으로 순식간에 변하면서
뾰족한 가시들이 쏙 들어갔어요!
“도깨비방망이야 오늘은 어머니의 생신이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고기반찬들로 가득한
멋지고 큰 잔칫상을 부탁해! 이얏~!”
나무꾼이 도깨비방망이를 휘두르며
소원을 빌었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죠.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상하다.. 저번에는 고기반찬이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거지..?”
“히히히~ 이제 내 말을 잘 들어보라고~!”
어느새 나무꾼의 귀 옆에
거미줄을 타고 내려온 왕거미가
귓속말로 말했어요.
나무꾼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넘어졌어요.
“히익..! 뭐야! 언제 여기까지 내려온 거야!”
“도깨비방망이의 주인이 되었으면
새로운 주문법이 있다고~!”
“주문법? 그게 뭐지?”
“자, 날 따라 해 봐~
나는야 이 도깨비방망이의 새로운 주인!
이제부터 나의 말을 들어라! 뚝딱!”
“나는야 이 도깨비방망이의 새로운 주인!
이제부터 나의 말을 들어라! 뚝딱~!”
나무꾼이 도깨비방망이를 들고
왕거미의 말을 따라 외쳤어요.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바로 방망이의 색깔이 개암 나무색으로 변하며
가시들이 전부 없어지더니
부드러운 방망이로 변했어요!
그리고 반짝거리는 별 가루를 쏟으며
나무꾼의 손안에 얌전히 떨어졌어요.
“우… 우와! 방망이가 변신했다..!!!”
“히히히. 도깨비방망이는
주인에게 맞게 변신할 줄 안다고~!
이제 주인은 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