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당신 고운 얼굴로 다가선
우리는 아내와 남편이 됐지요
따뜻한 햇빛 쏟아지는 날
씨앗을 뿌리고 싹을 키운
텃밭에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들은 탐스러운 모습이지요
아이들은 어른이 되고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우린 먼 여행을 떠나고 없겠지요
그리움은 가을의 찾아오는 구름으로나 올 수 있을까
한 줄의 싯귀로 머물다가
훌쩍 비켜서는 짧은 삶이 아닌가
여보 당신 고운 얼굴은 어디에 감추고 할머니 할아범 됐어요
추운날 눈꽃 피어나는 밤
두 손을 잡고서 안아봐요
세월은 아주 멀리 달려와
슬픔을 풀어놓는 모습이지요
아이들은 어른이 되고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우린 먼 여행을 떠나고 없겠지요
그리움은 겨울의 곱게 내린 눈꽃으로나 올 수 있을까
한 줄의 싯귀로 머물다가
훌쩍 비켜서는 짧은 삶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