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잣집과 판잣집이 잇달아서
이웃이 되고 원수가 됐다네
판잣집과 판잣집이 잇달아서
식구가 되고 자매간이 됐다네
판잣집이 잇달아서
골목은 마당이 되고
평상은 술상이 되고
구멍가게는 사랑방이 됐다네
판잣집이 잇달아서
비탈 위에 비스듬히 서 있어도
넘어지지 않았다네
태풍이 불어와도 날아가지 않았다네
쌀이 떨어져도,
술에 취해 자빠져도 쓰러지진 않았다네
판잣집이 잇달아서
판잣집이 판잣집을 세웠다네
판잣집이 판잣집에 기댔다네
오글오글 바글바글
판잣집을 갉아먹고 새끼들이 자랐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