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장마

늑대와 카사블랑카
앨범 : 단풍장마
작사 : 늑대와 카사블랑카
작곡 : 여우와 아네모네
편곡 : 여우와 아네모네
아이러니 지나갈 뻔했던 그 순간이
다시 찾아오니 어쩔 수 없이 또 떠올라
사이사이 피어나 함께 지고 붉게 물드는
계절과 같은 마음일 거라 난
잠시 기억을 헤매서 걷는다
당시 시간과 장소가 눈앞에 펼쳐진다
붉고 푸른 단풍잎들이 빗물에 섞여 빛나고
거리에 모여 흐르는 것을 지켜본다
너는 어땠니 참 좋았지 참 슬픈 일이야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잠시 쉬었다 갈 테니 모르는 척하고 지나가줄래
한번 지나가고 다시 또 그날쯤에
같은 곳에 들려 하루를 또 보내니
어째 바뀌지 않은 기분이 들어
고개를 두리번거려 흔적 하나라도 나오게
아른거리는 거긴 아직 그대로인데
남은 것들만 아쉬워 보이네
아직도 내려 이 비는
또 내려오는가 붉게 물들어라
단풍아 너를 내려보낸다
아직 끝나지 않아 나의 장마철에는
더 내려주거라 아직도 남아있는
내가 휩쓸리지 못하니
다시 오기를
사실 이런저런 생각 하며 잠에 들면
꿈에서라도 마주쳤으면 해서 더
뒤척이는 게 심해져 먼지를 뒤집어쓰고
일어났을 때가 더 개운하게 느껴져
다른 무언가에 취했으면 해서
잠시 어딘가에 몸을 맡겨버린 적도 있는 걸
잊으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결국 잊지 못할 거를 알면서
두 번 지나가고 다시 또 그날쯤에
같은 곳에 들려 하루를 또 보낼까
어째 바뀌지 않은 기분이 들어
고개를 두리번거려도 흔적 하나가 나올까
아른거리는 거긴 아직 그대로인데
남은 것들만 아쉬워 보여 더
오늘도 내려 이 비는
또 내려오는가 붉게 물들어라
단풍아 너를 내려보낸다
아직 끝나지 않아 나의 장마철에는
더 내려주거라 아직도 남아있는
내가 휩쓸리지 못하니
붉게 묽든 잎은 너에게
아름다운 순간이 찾아온 거라 하던데 난
푸르게 남아있는 잎들이 더
변치 않고 있어주는 게 나은 거라니까 넌
쓰게 웃어넘긴 걸 보았는데
그냥 넘겨버린 걸 아직도 후회하나 봐 난
계속 쏟아지거라 내가 휩쓸려버리게
그냥 그리 계속 흘러내려라
다시 내려오는 빗물에 몸 맡긴다
다시 맞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미련 따위 두고 올테니 잠시만
기다려다오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약속하지
단풍이 내리는 그 거리에 마지막
비가 떨어질까 조금 기다려본다
역시 내려주는구나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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