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진 가난을 잊으라 살구꽃이 되어
비 오는 날 젖은 몸으로 누워 밤길을 밝혀
너의 취한 몸을 실족지 않게 하였다
세상을 살며 하늘을 향해
막막한 가슴을 열 때
네 유년의 기억 한편을 허물어
발효된 한 모금 뜨거운 차처럼
네 온몸의 피돌기를
고향을 향해 머리를 두게 했으니
살구와 매실이 분간하기 어려운
비 오는 오늘 같은 날이면
나는 꽃처럼 서서 무슨 말을 하랴
너에게 무슨 말을 하랴
나지막한 언덕을 오르는
가쁜 숨결을 참으며
울음을 참으며 섬기는 마음이
어디까지 오르랴
이리 비탈진 언덕배기에 서서
꽃처럼 서서 무슨 말을 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