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대화가 길어졌어
쓸데없는 걱정이 많아서
베개 위에 널브러진 상상들 속에 난 아직도 남아있어
아침을 괴롭게 하는 건
밤이 행복해선 아닌데
지금 이 고요함을 깨워줄래
난 평화로운 게 불안해
하루 종일 숨을 참고
깊은 바다 어딘가에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숨어있고 싶어 때론
아무것도 아닌 일에
무너진 오늘은 또 애석하게 흘러가네
내 기분도 모른 채로
내 하루는 오르골 똑같이 도네 오늘도
멍청한 척 보내줬지만, 생각보다 아름다운 날이었을지도
내 하루는 오르골 똑같이 도는 오늘도
나에겐 지겨웠지만 당신에겐 선물 같은 오늘이었기를
훈재정
오르골 같은 내 신세 한탄
열심히도 살아왔는데 한 땀 한 땀
인스타 키면 나 빼고 왜 이리 핫함
친군 많은데 괜시리 나 기분 왕따
안타도 하나 없이 5회 말인데 무득점
그렇다고 끝이 좋을까 하면 물음표
우리 고향 사투리 표현으로 대번에
서른도 훌쩍 넘어 마흔 코앞이 돼버림
난 이제 지쳤어요 맨날 맨날 땡벌임
음이 없이 막 부딪히기만 하는 탬버린
인생은 조절 못 할 템포니
내가 맞춰야 되는데 내 랩처럼 안 늘어, 내 테크닉
그냥 별수 없이 돌아 오르골처럼
어제를 그냥 복붙했으니 오늘도 쩔어
별수 없이 돌고 돌아 오르골처럼
익숙한 게 정답인 양 살아 내 오른손처럼
내 하루는 오르골 똑같이 도네 오늘도
멍청한 척 보내줬지만, 생각보다 아름다운 날이었을지도
내 하루는 오르골 똑같이 도는 오늘도
나에겐 지겨웠지만 당신에겐 선물 같은 오늘이었기를
불안해 물었던 손톱을 깎아내자 우리
길었던 하루의 파랑 때는 지워내자 깨끗이
또 겨우 견뎌낸 듯한 느낌
이지만 누군가에겐 간절했던 오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