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직 잘 모르겠어,
우린 어디로 가는지
처음이라서 잘 모르는 걸까
휘갈겨 쓴 웃는 얼굴도
결국 마음은 아니었네
적당히 입을 움직이고 있던 것뿐인걸
이 여름이 어떻게 끝날지
우린 결국 모르겠지만
마음속이 너무 투명해져 버려
여름이 우리의 지금을 앗아가,
아지랑이처럼 당신이 날아가
어제처럼 이대로 머뭇거리다
당신이 추억이 돼버릴까 봐
서둘러,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
한여름을 피해 멀리 달려 나가
지금이 추억으로 녹아내리기 전에
나의 손을 붙잡아줘
떠오르지 않는 웃음과
지루함을 말하는 눈동자
갈 길을 잃은 손끝은
조각나버린 나의 전부
우린 서로의 언어를 몰랐고,
너는 눈을 미처 뜨지 못해서
나는 또 다른 하루만을 살았고,
장마가 창틀에서 흘러내렸어, 아직,
이 여름이 어떻게 끝나갈지
우린 결국 모르겠지만
이대로 가다간 뻔하잖아?
여름이 우리의 지금을 앗아가,
아지랑이처럼 당신이 날아가
어제처럼 이대로 머뭇거리다
당신이 추억이 돼버릴까 봐
서둘러,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
한여름을 피해 멀리 달려 나가
지금이 추억으로 녹아내리기 전에
나의 손을 붙잡아줘
그래도 우리는 또다시 피어나
이 지금을 어디까지고 끌어가
어제처럼 눈을 감고 있지 않아
너와 지금을 살아갈 테니
무엇도 되지 못했던 우리들이
하루하루 여름 속에서 살아가
힘겹게 손끝이 닿은 여기에서
우리의 지금이 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