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돋친 마음을 사르르 녹이는
닳고 닳은 가슴에 아궁이 지피는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아빠의 등처럼
말 없이 꼭 잡은 아이의 손처럼
호주머니 속 바다를
꺼내 보여 줄게
전깃줄에 걸려 있는
보라색 마음과
탱자처럼 쓸모 없고
아름다운 그 말을
의심 많은 구름 위에
꼬옥 새겨둘게
발가벗기네 꼼짝없이
날 마비시키네
자웅동체 되고 수다쟁이 되고
멍청이 봉사 악마가 되고
여린 풀잎이 되고
뜨거운 겨울 초원의 가젤이 되지
나침반처럼 정확하게
태평양을 등지고
저 죽음처럼 빌어먹을
설레는 그 말을
저 죽음처럼 빌어먹을
설레는 그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