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내음

김소연
손목을 잡힌지
달포가 지났다
어찌하여 말이 없느냐
달콤한 술잔에
시 한수도 좋지만
글공부는 집에 가서 하거라
연지를 개어서 입술을 바르고
초생 달 같은 눈썹을 그리고
복숭아 빛 두 뺨을 살살 두드려
분내음을 피워 내리라
네가 진짜 사내인지
겉모습만 남자인지
오늘 밤에 확인하리라

달빛도 취하고
내 맘도 취했다
어찌하여 아이가 되느냐
흥겨운 가락에
어깻짓도 좋지만
어리광은 엄마한테 하거라
연지를 개어서 입술을 바르고
초생 달 같은 눈썹을 그리고
복숭아 빛 두 뺨을 살살 두드려
분내음을 피워 내리라
네가 진짜 사내인지
겉모습만 남자인지
오늘 밤에 확인하리라
오늘 밤에 확인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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