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적당히 쌀쌀한 초여름
오지않는 버스를 기다리다
널 보았지
옅게 깔린 물안개에 젖어든 네 모습
얼굴이 잔뜩 부은 널 멍하니 보았어
감싸주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 못 했어
괜찮냐는 말이라도
붙여보기나 할걸
문득 떠오르는 너와의 시간
지나쳐 가는 인연이라지만
내가 놓쳐버린 운명이 아닐까
후회하게 되는
문득 생각나는 너와의 시간
끝나버린 영화의 여운 진한 장면
싱그럼과 설렘이 범벅이 되어버린
돌아보게 되는
비 갠 뒤 정적이 흐르는 아침에
오지않는 버스를
기다리다 널 보았지
너와 있어 세상이
숨 죽였던 것일까
자그만 네가 낮게
흐느끼는 걸 들었어
달래주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 못 했어
서러워진 네 울음을
나눴어야 했는데
문득 떠오르는 너와의 시간
지나쳐 가는 인연이라지만
내가 놓쳐버린 운명이 아닐까
후회하게 되는
문득 생각나는 너와의 시간
끝나버린 영화의 여운 진한 장면
싱그럼과 설렘이 범벅이 되어버린
돌아보게 되는
누군가 내게 너만을 위해
잠시 마법을 걸었었던
흔히들 갖고 있는 액자 속에
고이 간직한 기억
비 온 후의 촉촉함과
물보라의 반짝임이
버스 정거장 한 구석에
다소곳이 맺힌 기억
문득 떠오르는 너와의 시간
지나쳐 가는 인연이라지만
내가 놓쳐버린 운명이 아닐까
후회하게 되는
문득 생각나는 너와의 시간
끝나버린 영화의 여운 진한 장면
싱그럼과 설렘이 범벅이 되어버린
돌아보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