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저 달
오 날고파
오 달빛에 실려
어둠 속에 은은하게 고요하게
차갑고도 숙연하게 빛을 내고
회색 빛은 쪽빛으로 변해 가다가
고요한 이 밤을 나와 같이 거닐었네
어제처럼 오늘도 어김없이
아주 작은 나에게로 찾아와서
아프도록 내 심장을 주무르며
날 둘러싼 이 세상을 부정하네
오 저 달
오 날고파
오 달빛에 실려
가벼웁게
비워 내고
너에게로
달빛으로
내 머리 위에 저 달이 있는 것조차
잊고 있을 때가 아주 많아
저렇게도 아름답게 빛나는데
고갤 들면 날 부르고 있을 텐데
달에 실려 날아가려 하는 건
이 세상을 피하는 게 아니야
나는 그냥 높게 높게 날아서
내 발아래 이 세상을 볼 거야
가벼웁게
비워 내고
너에게로
달빛으로
남김없이
비워 내고
내가 찾는
달빛으로
가벼웁게
비워 내고
너에게로
달빛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