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꽃이 필 것 같았지
이렇게 시들 줄은 몰랐지
창 밖을 내다보며
담배를 꺼내 문다
친구도 슬퍼하고 있었지
맥주나 마시자고 불렀지
빈 잔을 채워 봐도
할 말은 많지 않다
겨울 뒤에 겨울이 왔네
이 미친 계절 안에 어두운
거리에서 우린 조용히 숨쉬네
퇴근 뒤에 마시러 가네
이 미친 계절들을 마셔 없앨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것처럼
때로는 귀를 막고 싶어도
고개를 돌리고만 싶어도
바람은 불어오고
우리는 흔들리고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지
꽃잎이 흩날리고 있었지
하지만 눈을 뜨면
술잔만 비어 있네
겨울 뒤에 겨울이 왔네
이 미친 계절 안에 어두운
거리에서 우린 조용히 숨쉬네
퇴근 뒤에 마시러 가네
이 미친 계절들을 마셔 없앨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