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놈의 비가 이리 온다냐
하이고 부침개나 부쳐 볼까나
허나 어찌된 게
부치는 것마다 다 실패작
지난 짝사랑처럼 말야
첫번째는 너무 뜸들였어
진동하는 탄내
태워먹어버려서
먹지를 못하네
환기 좀 시켜야겠어
그래도 포기 안 해
도전은 계속
두 번째는 덜 익었어
애가 너무 찌질하게시리
겁먹었어
것도 모르고 손가락질 해
넨넨네에
물렁물렁거리는
부침개가 잘못했네
좋아 세 번째
아나 진짜 쉽게 되는 거 하나 없어
뒤집기 실패
뭐하냐 실수나 하고
부침갠 다음에 부쳐야겠어
에유 모르겠다
비 오는 밤이면 그대 생각에
난 밤잠 못 이루는데
비 오는 밤이면 그대 생각에
난 부침개를 부쳐요
뭔 놈의 부침개 부치는 게
이리 어렵다냐
그래도 다시 한 번 도전해 볼까나
허나 왠 재료들이 이렇게 없다냐
남은 게 별로 없어
친구들처럼 말야
부침가루 김치 양파 소금 끝
야 잠깐만
진짜 이게 끝이야
암만 뒤져봐도 찾지 못해
그게 끝이야
파 라는 양파
남친은 군대갔지
날 중립자로 두고 싸운
오징어와 낙지는
서로 어색해져
연락 안된지 오래야
좀 있으면 3주년이 돼
내일 모레야
먹음직스럽게 잘 부쳐졌지만
겉은 그럴 듯 해도
속은 별 거 없지
그럴 땐 자길 찍어달라는 간장
그럼 걸쳐볼까
막걸리 한 잔
비 오는 밤이면 그대 생각에
난 밤잠 못 이루는데
비 오는 밤이면 그대 생각에
난 부침개를 부쳐요
비가 오면 생각나
부침개처럼
비가 그쳐도 남아
무지개처럼
빗소리와 함께 들려
우리 헤어져
너를 붙잡지 않을게
굳이 애써서
비가 오면 생각나
부침개처럼
비가 그쳐도 남아
무지개처럼
빗소리와 함께 들려
우리 헤어져
너를 붙잡지 않을게
굳이 애써서
비 오는 밤이면 그대 생각에
난 밤잠 못 이루는데
비 오는 밤이면 그대 생각에
난 부침개를 부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