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도 비가 내렸어
그냥 맞을 만한 비가 말야
오늘도 그 날 같은데
맘은 왜 그렇지 않을까
똑같은 계절 똑같은 햇살
똑같은 아침 똑같은 밤
수줍었었던 그 날과 같아
모든게 시작된 그 날과 같아
우물쭈물 말할까 말까
무작정 니 손을 잡았던 날부터
시작됐어
그 날도 이렇게 비가 내렸어
그냥 맞을만한 비가
비를 맞으면서 걸어가는 길이
나는 꿈인 줄 알았어
니 손의 온기가 내 손에 전해졌고
곁으로 온 니가
내 맘의 전부였어
넌 그대로 멈춰서 그 날 이후로
소식조차 없었어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기다려봐도 넌 보이지 않았어
그 날도 비가 내렸어
그냥 맞을 만한 비가 말야
오늘도 그 날 같은데
맘은 왜 그렇지 않을까
똑같은 계절 똑같은 햇살
똑같은 아침 똑같은 밤
요즘엔 시간에 쫓겨 살아
그냥 내 나이에 맞게 살아
가끔씩 떠오르는 니가
날 웃음 짓게
하지만 한편의 추억임에
추억보다 소중한 지금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내가 됐어
그래도 여전히 궁금해 난
그땐 왜 그랬는지
알아도 바뀔 건 없겠지만
그때 내가 느낀 느낌
나 혼자만의 환상이었는지
그러기엔 너무 생생한 기억들
소소한 그 날의 추억을 넘어서
계속 그 자리에 머무는 기억들
그 날도 비가 내렸어
그냥 맞을 만한 비가 말야
오늘도 그 날 같은데
맘은 왜 그렇지 않을까
비가 내려 비가 내려
그냥 맞을만한 비가
이렇게 넌 이렇게 넌
좋은 추억이었나봐
이런 비가 내리는 날이면
널 추억하게 돼
어쩔 수 없나봐
난 아직 그 날의 추억에
묶여 살고있나봐
눈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의 빗줄기
니가 떠오를까봐 우산 아래 숨지
이런 내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우산 아래서 혼자 몰래 웃지
혼자 몰래 울지
혼자 몰래 웃지
그대를 처음 본 그 날 처럼
그대와 함께 갔던 길을 다시 걷지
비오는 날이면
그 날도 비가 내렸어
그냥 맞을 만한 비가 말야
오늘도 그 날 같은데
맘은 왜 그렇지 않을까
그 날도 비가 내렸어
그냥 맞을 만한 비가 말야
오늘도 그 날 같은데
맘은 왜 그렇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