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빠르게 떨어지는 걸 또 바라봐
누군 하루가 끝나고 집에 가나 봐
누군 핸드폰 꺼내
벌써 방에 불끈 애들을
모두 불러내 거부하면 곤란해
하늘 어두워지면서 밝아지는 땅
도시를걸어 다니는수만 가지 물감
모두 각자의 색으로 거리를 걸어
난 어찌할까 몰라 머리를 털어
옆에 늘어선 네온사인만큼
남자들은 여잘 밝혀
내가 보기엔 여자도 밝혀
사람들이 많아서 밤거리가
꽤나 밝으니까 분위기가 좋네
근데 난 아까 전에 약속을 제꼈어
몸도 피곤하고 기분이 안 내켜서
오늘은 그냥 집으로 가야겠다
시간도 많은데 안 가본 길로 가보자
십분 걸릴 거리가
한 시간 넘게 늘어나
서둘러 방에 들어가보니
어느덧 새벽 두시반
거울 속에 무심한 얼굴이
묻지 나에게
너 대체 오늘 뭐했어
야 입 다물어 한가하게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닌 걸 나무라지마 가끔 이렇게
한숨을 돌리자 꼭 할 건 내일 할게
또 한번 날 속이며 거울에서 멀어져
가까워진 곳은 티비앞
바깥보다는 조금 편한 느낌이야
한참을 있으니까 후끈해져
에어컨을 켠다음에
18도약풍 19도강풍
인조바람안내켜 나 시큰둥하군
앞에 있는 티비는실컷도 봤고
아까보다 눈꺼풀 훨씬 무거워
에어컨과 티비대신 정신을 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