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무렵

손병휘
저 길 끝에 있을까 설레이며 설레이며 헤매었지
마음속의 길을 버린 지 나 오랜 일이었으나
달려갔었지 별이 내리는 먼 산너머
길에 나서면 길은 언제나 나를 먼저 가로질러갔고
내가 걸어온 길에 갇혀 길 밖에 서성이곤 했다
삶이 내게 드리운 그늘로 무너져 내린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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