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히 젖은 빗길 위를
오늘도 조심스레 걸어가네
고여있는 빗물 속 네 모습
혹시 지워지지는 않을까
차가운 밤바람 맞으며
오늘도 그 길을 걸어가네
여전히 난 네 품에
있을 것 같은데
어둠만이 날 감싸고 있는걸
잊겠다고 널 잊겠다고
몇번이고 다짐해 봐도
깊이 더
깊이 내 속에 넌
새겨지기만 할 뿐
내 안에서 살아있는
널 지우려고 애를 써봐도
홀로 꿈꾸는 너와의 미래
어쩌면 넌 언제나
내 뒤에 숨어 있는
그림자인가봐
어쩌면 넌 늘
내 곁에 있지만
난 널 볼 순 없는지
이젠 멀어진 기억
깊이 묻어두려 해봐도
습관처럼 널 떠올리네
어쩌면 너도 나처럼
지난 기억 몰래 안고
있진 않을까
어쩌면 우린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만날수 있을까
이젠 더이상
넌 내게
아무 의미도 없음을
이젠 정말 지워야 한다는 걸
네가 없어도
난 이제
아무렇지 않은듯
살아갈수 있다는 걸
어쩌면 넌 언제나
내 뒤에 숨어 있는
그림자인가봐
어쩌면 넌 늘
내 곁에 있지만
난 널 볼 수는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