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이면

박학기
이런 날이면 나는 떠나가고 싶어
그댈 느낄 수 있는 바람 불어와
나를 흔드는 그대와 내게 그대와 내게
그대와 내게 햇살을 주고
나는 그대가 그대는 내가
나는 그대가 될 수 있는 곳

그대 안에서 나는 이제 떠나갈꺼야
내가 찾던 곳으로
이미 예감해왔던 순간일 뿐
이미 나를 떠나간 이젠 그댈 떠나는
우리 따스한 햇살 상큼한 바람
복잡한 거릴 함께 거닐던
나도 모르게 그대 앞에서
끝없이 초라해진 기억들

단 한번만이라도 사랑한다 말을 했다면
우리 헤어지는 이 순간
이렇게 슬프지는 않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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