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겨울을 써 내려간다

고성현
처음 그댈 안던 날
오랜 떨림을 기억하오
긴 세월 쓸려가도
그리워라 우리
가혹했던 젊음과
내 멍들은 흩어지고
떠밀려온 파도에
묻기로 했으니 이제 그만
투명하게 나를 부르던
미칠 듯이 나를 태우던
흔들리듯 사라져 가는
기억에 써 내려가오
아득했던 사랑과
내 꿈들은 멀어지고
휩쓸려온 바람에
묻기로 했으니 이제 그만
희미하게 그댈 보내던
하염없이 그댈 채우던
흔들리듯 사라져 가는
세상에 물들어 가오
부를 때 마다 나의 노래가 되어줘
이대로
나의 사랑
투명하게 나를 부르던
미칠듯이 나를 태우던
흔들리듯 사라져 가는
기억에 써 내려 가오
기억에 써 내려 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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