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406호 프로젝트
오늘 뭐 해라고 물어보는 사람은 없지만
지금 나와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지만
나도 꽤나 바쁜 몸이야
집은 안 나가도
해야 할 게 얼마나 많은데
빨래 설거지 미루고 있던
재활용 분리수거
그런 것보다 중요한 거
침대 밖 2미터를 벗어나지 않은 채
배달 음식 고르고
찜 해 놓은 영화도 몰아봐야 돼
핸드폰 게임도
끝나면 아이쇼핑도
이걸 다 끝내려면
하루도 부족해
아직 남아있는 일은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왜 시간은 오늘따라
빠르게 가서 안 그래도
바쁜 나를 다급하게 만들어
그래도 여전히 침대에 딱 붙어서
가만히 천장만 보고
엉뚱한 상상을 계속할 거야
그러다 틈틈이 SNS 세상에서
연락 뜸했던 친구들 소식도
하나씩 챙겨봐야지
전부 다 끝나면
미루던 집안일까지
쉴 틈도 없으니까
이만 사라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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