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에게

허만성
차디찬 아침 이슬 진주가 빛나는 못가
연꽃 하나 다복히 피고

소년아 네가 났다니 맑은 넋에 깃들여
박꽃처럼 자랐어라.

큰강 목놓아 흘러 여울은 흰 돌쪽마다
소리 석양을 새기고

너는 준마 달리며 죽도 저 곧은 기운을
목숨같이 사랑했거늘

거리를 쫓아다녀도 분수 있는 풍경 속에
동상답게 서 봐도 좋다

서풍 뺨을 스치고 하늘 한가 구름 뜨는 곳
희고 푸른 즈음을 노래하며

그래 가락은 흔들리고 별들 춥다 얼어붙고
너조차 미친들 어떠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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