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감아 불어온 가을의 향기
어느새 한 줌의 바람
내 몸을 감싸 날아오른다
바람처럼 하늘을 떠돌아다니다가
회색빛 나뭇가지 끝에
지친 이 몸을 나 쉬어가려 해
모든 지나가는 건 쓸쓸한 가슴에
후회를 남기게 해
저 아름다운 건 슬프게 짧아서
이 마음을 닳게 해
더 쉬어가려고 해
붉은 조각 온통 색을 갈아입은 가을
세상은 빛에 물들어 가
바람은 차가운 숨
시간들이 계절을 삼켜낸 후에
겨울은 장막이 돼 긴 침묵 속에 잠드네
사는 건 끝없이 견디는 그런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