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렴풋이 일렁이는
영롱한 빛을 보았어,
수북이 쌓인 밤들에 잠겨
오래도록 빛나지 않는
가난하게 휘황하게
흐트러진 나날들을
잔잔히 나란하게 잠겨
흘러가는 우린
움츠린 새벽 어디쯤일까
더 널 보여줘
서성이는 날들에 손을 잡아줘
끝없이 너와 헤맬 수 있다면
눈부시게 부서지는
흰 섬광에 몸을 뉘어
가만하게 섣부르게
휘청이는 나날들
짙푸른 계절 위를 잠시
흘러가는 우린
철을 모르는 어디쯤일까
더 널 보여줘
꺼져버린 마음에 불을 밝혀줘
아득히 쏟아지던 시간 속에
너를 꾸고 새겨두었어
우리가 피어나 선명했던 순간
더 멀리가자
그 누구도 닿지 않은 저 너머에
영원히 너와 헤맬 수 있다면
눈부시게 부서지는
흰 섬광에 몸을 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