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Way - 03:53
짐짝처럼 지하철에 몸을 싣고
아침밥은 오늘도 내겐 사치죠
숨 쉴 틈도 발 디딜 틈도 없는
이곳이 서울이란 도시 속 내 현주소죠
당산과 합정 사이 덜컹거리는
창가에 한참 비친 한강의 모습
하루의 시작과 끝에 매듭을 짓죠
내가 유일하게 마주한 하늘이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곤 하는데
길이 너무 멀었나 발에 힘이 풀리네
손에 가득 들고 있던 느낌표는
이제 너무 세게 쥐었나 끝이 휘었네
하늘을 보며 걸어 본 게 언젠지
맘 편히 누워 잠들어 본 건 언제지
발처럼 맘엔 언제쯤 굳은살이 박힐는지
여유에 나를 걸어 본 게 언젠지
행복을 만날 수 있는 건 언젤지
다가올 내일은 언제쯤 지치지 않을는지
오랜만에 울리는 phone ring
몇 달 만의 친구 목소리
수다보단 생존신고가 돼 버린 연락에
조만간 얼굴 보자, 또 내뱉었죠
보고 싶은데, 다 보고 싶은데,
부모님 댁엔 대체 언제쯤 내려가는데,
슬픈 미소와 함께 떠나던 그날부터
우리 집 대문은 내내 열려 있겠죠
하늘을 보며 걸어 본 게 언젠지
맘 편히 누워 잠들어 본 건 언제지
발처럼 맘엔 언제쯤 굳은살이 박힐는지
여유에 나를 걸어 본 게 언젠지
행복을 만날 수 있는 건 언젤지
다가올 내일은 언제쯤 지치지 않을는지
어디쯤일까 난 어디로 가고 있을까
난 정신없이 달린 사이
지나친 것이 너무 많았나
하늘을 보며 걸어 본 게 언젠지
맘 편히 누워 잠들어 본 건 언제지
발처럼 맘엔 언제쯤 굳은살이 박힐는지
여유에 나를 걸어 본 게 언젠지
행복을 만날 수 있는 건 언젤지
다가올 내일은 언제쯤 지치지 않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