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색

DUSKY80
가지런히 개어진 색색의 옷들을
힘없이 손끝으로 긁어내리다

자욱한 먼지 쌓인 소라 빛 옷 아래
감춰둔 내 기억을 스친다

하얀 방 안은 불을
켜뒀는지 아니었는지

난 느리게 고개를 돌리다
마주친 거울 속 시커먼
내게 말을 거네

살아내줘
나에게 말을 건네고

표정 없는 내
얼굴을 괜히 만져도 보고

시계 소리 남은 방
길 잃은 외로움이
말을 거네
하 아

색깔 없는
같은 하루가 가네

견뎌내줘
또 내게 말을 건네고

표정 없는 내
얼굴을 다시 만져도 보고

시계 소리 남은 방
거울 속 내게 다시
말을 거네
하 아

깊은 어둠 속에서
서러워 눈물이 나도

살아줘
나를 견뎌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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