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널 잊어보려 집을 나섰어
나도 이젠 어둠을 벗어나
씩씩했던 나로 돌아와보려 해
오고 가는 사람들 속 그날의 우리가 보여
서두르다 서툴렀던 너와 난 어디 있을까
우리 말고 모든 게 다 그대로 놓인 이곳은
아문 듯이 아물지 않은 나를 혹시 품어줄까
네가 좋아한 이 바다에 널 떠나보낸다
내가 사랑한 너의 버릇도
너의 웃음도 지워본다
너를 잃고서야 커져갔던 늦은 후회도
모진 이 파도에 다 흘려보낸다
눈이 닿는 모든 곳에 그날의 우리가 보여
서운하고 서러웠던 우리는 어디 있을까
너와 내가 함께 했던 순간이 깃든 이곳은
아문 듯이 아물지 않은 나를 혹시 품어줄까
너를 꼭 닮은 이 계절에 널 떠나보낸다
내가 사랑한 너의 맑음도
너의 아픔도 묻어본다
너를 놓치고 그치지 않던 오랜 장마도
모진 이 바람에 다 실어 보낸다
분에 넘치던 사랑
피고 지던 꽃잎
작은 모래알처럼
쥐어갈수록
흩어진 너와 나의
꼭 붙잡은 두 손
온 세상을 가진 듯 웃던
그때의 우리를
전부 다 잊을게
모두 바다에 두고 갈게
이제 나에게 돌아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