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이에 붙은 채 배를 깔고 누워서
먹다가 죽어가는 마치 똥파리같이
경직된 일상에 묶여 살지
좋은 게 좋은 거라 스스로 안위하고
황금의 늪에 빠져 그저 허우적대며
꿈마저 내던진 채 살고 있지
텅텅 빈 내 가슴과 마주 대하고 앉아서
차가운 소주잔을 기울이다
잊었던 내 진실에 붉게 충혈된 눈으로
하늘을 쳐다보다 소리쳤지
날아라 (구름을 지나)
날아 올라라 (거센 바람을 넘어)
밀랍으로 만들어진 날개여도 좋으니 이글거리는 태양을 향해
날아라 (구름을 지나)
날아 올라라 (거센 바람을 넘어)
끈적이는 일상의 안락으로부터 묶인 끈을 풀고 푸르른 하늘로
(간주)
우물 안에 뜨는 달 그건 그림자일 뿐
우물 안에 뜨는 해 그건 껍데기일 뿐
거짓과 착각 속에 갇혀 살지
텅텅 빈 내 가슴과 마주 대하고 앉아서
차가운 소주잔을 기울이다
잊었던 내 진실에 붉게 충혈된 눈으로
하늘을 쳐다보다 소리쳤지
저어라 (안개를 지나)
노를 저어라 (거센 파도를 넘어)
소금으로 만들어진 뗏목이어도 좋으니 포효하는 바다를 향해
저어라 (안개를 지나)
노를 저어라 (거센 파도를 넘어)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혼미한 늪을 지나 탁 트인 푸르른 바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