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장가 (경기 12 잡가)

이금미
앨범 : 2009 서울의 토리 12
집장가 (경기 12 잡가) - 이금미
집장군로 거동을 봐라
춘향을 동틀에다 쫑그라니 올려 매고
형장을 한아름을 디립다 덥석 안어다가
춘향의 앞에다가 좌르르 펼뜨리고
좌우나졸들이 집장 배립하여 분부 듣주어라
여쭈어라 바로 바로 아뢸 말씀 없소
사또안전에 죽여만 주오
집장군로 거동을 봐라 형장 하나를 고르면서
이놈 집어 느긋느긋 저놈 집어 능청능청
춘향이를 곁눈을 주며 저 다리 들어라
골 부러질라 눈 감아라 보지를 마라
나죽은들 너 매우 치랴느냐 걱정을 말고
근심을마라 집장군로 거동을 봐라
형장 하나를 골라 쥐고 선듯 들고
내닫는 형상 지옥문 지키었던 사자가
철퇴를 들어 메고 내닫는 형상
좁은 골에 벼락 치듯 넓은 들에 번개 하듯
십리만치 물러섰다가 오리만치 달려 들어와서
하나를 들입다 딱 부치니
아이구 이일이 웬 일이란 말이오
허허 아이구 야년아 말 듣거라
꽃은 피었다가 저절로 지고 잎은 돋았다가
다 뚝뚝 떨어져서 허허 한치 광풍의 낙엽이 되어
청 버들을 좌르르 훑어 맑고 맑은 구곡지수에
다가 풍기 덩실 지두 덩실 흐늘거려
떠나려 가는 구나 말이 못될 네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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