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한때
- 박 재 삼
詩
저 높은 옥색 하늘 속에
하얀 구름.
그것은 담겼는지. 떠 흐르는지 모르겠네요.
자구 바꾸는 몸짓이
보기 싫지 않네요.
또. 거기다가 산 빛. 나무 빛. 바위 빛이
수묵(水墨)으로. 홍록(紅綠)으로. 태고연(太古然)으로
각각이지만 용하게
잘 어울릴 줄 아네요.
가까이는 감나무 밑에 죽지를 쉬는
수탉도 그 감나무 잎 지는 데 따라
쓸쓸한 빛을 띠고 있네요.
이런 경치 속에서
나는 어떤 모습. 어떤 빛깔로
그들과 나란히 있을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