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시인: 이태수)

박일
앨범 :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세월이 ...
♣  낮 술
                   -이 태수  시
···정형(丁兄)께
풀어지면서 한 잔
만촌동 산비알, 포장집
구석에 몰리며 두 잔
낮술에 마음 맡겨 희멀건 낮달처럼
희멀겋게 희멀겋게 세 잔, 네 잔
무서워요. 눈 뜨면 요즈음은
칼날이 달려와요, 낮과 밤
꿈 속에서도 매일 목 졸리어요.
누군가 자꾸
자꾸 술만 권해요.
거울을 깨뜨려요.
구석으로 움츠리며 낮술에 젖어
얼굴 버리고 걸어가요  요즈음은
아예 얼굴 지우고  깨어서도
잠자며 걸어가요.
걸어가요. 한반도의 그늘 속을
낮술에 끌리어 낮달처럼
희멀겋게 바래어지며
희멀겋게 희멀겋게 다섯 잔
여섯 잔, 열두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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