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이 득병하는 대목

박동진
앨범 : 박동진 수궁가2
갑신년 중하월 (仲夏月)에 남해 광리왕 (南海 廣利王)이
영덕전 (靈德殿)이라는 궁궐을 새로 짓고
삼해용왕 (三海龍王)을 청하고 군신빈객 (君臣賓客)이
수삼일을 즐기다가 해내열풍 (海內熱風)을
복중 (腹中)에 용왕이 가득히 몸에 쐬여
돌연 득병하야 백약이 무효로다
할일없이 죽게되니 용왕이 우는디
탑상 (榻床)을 탕탕 두다리며 용왕이 탄식할 적
천무열풍 (天無熱風) 좋은 시절
해불양파 (海不揚波) 태평헌디
용왕이 기구 (寄軀)로되 괴이한 병이 들어
영덕정 너른 집 벗없이 홀로 누워
아무리 통곡해도 뉘 덕에 살려주랴
의약만세 신농씨 (醫藥萬世 神農氏)와
화타 편작 노월 (華陀 扁鵲 老越)이가
그런 수단을 만났으면 나를 구완하련마는
이제는 할일없이 이 지경으로 죽게되니
천명 (天命)이 그 뿐이냐 복이 없이 이러던거냐
웅장한 소리를 내어서 속이 진동케 울음을 운다
한참 이리 설리 울어놓으니 하늘이 어이 무심하랴
현운 (玄雲) 흑운 (黑雲)이, 현운 흑운이 궁전을 뒤덮고
폭풍세우 (暴風細雨)가 사면으로 두르더니
선의도사 (仙衣道士) 학창의 떨쳐 입고
백운선 (白雲扇) 손에 들고 하늘에서 내려와
재배이진 (再拜而進) 왈
약수삼천리 (弱水三千里)에 해당화 구경 와
백운요지연 (白雲瑤池宴)의
천년벽도 (千年碧桃)를 얻으려고 가옵더니마는
과약풍편 (寡弱風便)에 듣사오니
대왕의 병세가 만만 (萬萬) 위중 (危重)타기로
뵈옵고저 왔소이다
용왕이 반기하야
원하건데 도사는 나의병세에
특효지약을 가르켜주사이다.
도사가 용왕의 맥을 가만히 짚더니만
용왕이 어찌 맥이 있으랴만은
그래도 한 번 맥 (脈)을 짚고
병 근본 내력을 말하려는 것이었다
심소장 (心小臟) 화 (火)요 간담 (肝膽)은 목 (木)이오
폐대장 (肺大臟) 금 (金)이오 신방광 (腎膀胱) 수 (水)요
비위 (脾胃)는 토 (土)이라
간맥 (肝脈)이 태과 (太過)하야
목극토 (木克土)허여 비위가 상하고
담성 (痰聲)이 급하니 폐대장이 수족하니
간담성이 자진 (自盡)하니
방서 (方書)에 일렀기를
비내일신지조종 (脾乃一身之操縱)이요
담 (膽)은 내일신지표본이라
심정 (心情) 즉 만병이 식하고
심경 즉 만병이 생이라고 하였으니
심경 곧 상하오면무슨 병이 안나리까
탕제 (湯劑)를 잡수시오
오로칠상 (惡露七傷) 급하오니
보중탕 (補中湯)을 잡수시요
숙지황 주호허여 닷돈이오
산사육 (山査肉) 천문동 (天門冬)
세신 (細辛)을 육종용택사 종용택사
벽란 각 한 돈,감초 칠 푼, 생강 세 쪽 수질 반복룡이요
십이첩을 썼지마는 효무동정 (效無動情)허는지라
용왕이 허는 말이
내가 배가 아파 죽겠소이다
그러면 그 백출탕을 잡수시요
신농씨 백초약을 갖가지로다 쓰랴다는
지레서 죽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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