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라타령

임석재
22. 구나라타령

1966년 6월 26일 / 강원도 강릉시 용강동
홍용증, 남 56세

이 노래는 짧지만 아주 인상적이고 특별한 곡입니다. 별로 아는 사람이 없어요. 노래를 불러주신 홍융중씨는 강릉 분이지만 공무원 생활을 할 때 홍천에서 이 노래는 배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사 중에 보면 ‘잔솔밭에다 돗(독)바늘 던져라(던지면) 돗바늘 찾기가 난개로다’ 하고 되어 있어요. 난개라는 것은 난감하다, 퍽 어렵다 하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 노래가 언제 생겼나 하면 임진왜란 때라고 해요.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주 큰 고통을 당했지요. 그런데 일본 사람의 얼굴 모습이 우리와 꼭 같아요. 그러니까 일본인이 우리처럼 변장해서 들어오게 되면 일본에는 유리하고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대단히 해가 될 것이니 일본 사람을 못 들어오게 하라 하는 노랩니다. 돗바늘을 일본 사람으로 치고 잔솔잎은 한국사람으로 치는 거죠. 또 그 다음에 생수은을 모래에다가 던지지 마라 하는 것도 수은은 일본 사람이고 모래는 한국사람입니다. 이렇게 국민의 자각을 각성하게 하는 국가 보안가라고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경상남도 창녕군에 가면 영산이라는 마을이 있어요. 줄땡기기와 쇠머리대기가 전승되는 유명한 고장인데 거기에 흔들개 타령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앉아서 몸을 좌우로 흔들흔들 하면서 부르는 노래가 흔들개 타령이지요. 이 노래는 백 여년 전에 유명한 기생이 만들어 냈다고 하는데 가사 속에 구나라 타령과 똑 같은 것이 나옵니다. 잔솔밭에다 돗바늘 던지지 마라, 모래위에다 수은을 던지지 마라 이런 가사 뒤에 또 볍씨를 하늘에 심지 말라는 가사도 나와요. 흔들개 타령은 남자, 여자 모두 부르는 유흥적인 노래인데 가사 내용이 구나라 타령과 같다고 해서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애국적인 보안의 노래가 전국적으로 있었던 것이 중간에 잊혀져서 유흥가로도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거죠. 흔들개 타령은 구나라 타령과 멜로디가 전혀 다릅니다. 저는 구나라 타령에서 젤 재미있는게 중간에 숨쉬는 대목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노래는 아주 드물지요. 노래를 해주신 홍용중씨는 강릉에서 판소리로 유명하데요. 본인은 판소리를 들려주고 싶어했지만 내가 관심 없어 하니까 이 노래를 대신 불렀습니다.

엥헤로구나라 뎅헤로구나라 엥헤로구나라 뎅헤로구나라
잔솔밭 밑에다 독바늘 던져라 그 바늘 찾기가 난개로구나
엥헤로구나라 뎅헹로구나라 엥헤로구나라 뎅헤로구나라
시내 강변에 생시운 던져라 그 시운 찾기가 난개로구나라
엥헤로구나라 뎅헤로구나라 엥헤로구나라 뎅헤로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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