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이 투옥 되는데

은희진
아니리
에이 저 년이 대전통편을 모르는 년이로구나 대전통편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려지이다 네 저년에게 대전통편을 내여 놓고 제 죄사을 낱낱이 일러주어라 형리 영을 듣고 대전통편을 펼처놓며 춘향이 들어보아라 대전통편에 허였으니 모반대역 허는 죄는 능지처참하라허고 거역관장 허는 죄는 엄치정배 의당이니 네 죽노라 한을 마라 대전통편의 법이 그러할진데 유부녀강간 허는 죄는 어찌하라 허였오 사또가 한 번을 펄쩍 뛰며 어 저저저저저년을 난장으로 물고를 내지 못 허겠느냐 춘향 물고요

중모리
열을 치고 그만 둘까 스물 치고 그만 둘까 삼십도를 맹장허니 옥 같은 두 다리 살 한 점 없어지고 부스러진 뼈 뿐이라 엎졌던 형리도 눈물을 짓고 매질허든 집장사령도 재쳤던 벙치를 숙여 쓰고 군복자락 끌어다 눈물 씻고 발 구르며 못 허것구나 못 허것네 사람의 자식은 못 허것네 집장사령 구실을 이십여년 허였어도 이런 광경은 첨 보았네 내가 이 길로 나아가 문전걸식을 허드라도 이 놈의 노릇은 안할란다 남원읍내 여러 부인네들 노숙현 부인들과 수절과부들이 춘향 매 맞는단 소문을 듣고 등헌 담 밖으로 늘어서 춘향 몸에 매 내려치는 대로 질색허며 놀래면서 아이고 저것 또 맞는다 약헌 몸에 저 매 맞고 저 것 어이 살것느냐 불상허고 아까워라 그 중에 어떤 부인 하나는 아이고 불상허여 못 보것네 나 같으면 썩 허락하고 살지 아까운 목숨 저 매맞고 왜 죽어 수절허는 부인들은 워라 이 년아 듣기 싫다 절행있는 사람에게 그런 누추헌 말 허지마라 남원읍내 오입재이들도 삼문 밖에서 구경을 허다가 모지도다 모지도다 우리 사또가 모지도다 어린 것이 조금 잘못 허였다고 저런 매질이 또 있으리 집장사령 놈을 눈 여겨두었다가 삼문 밖 나오면 급살을 주리라 저런 매질이 또 있느냐 내 돌아간다 내가 돌아간다 떨 떠리고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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